Hot Issue

푸틴 관저 드론 공격…종전 협상 ‘빨간불’

박지혜 기자
2025-12-30 07:46:42

기사 이미지
푸틴 관저 드론 공격…종전 협상 ‘빨간불’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관저 드론 공격 시도를 주장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으로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러시아의 이번 주장이 협상 과정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34달러(2.36%) 상승한 배럴당 58.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오른 수치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밤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91대의 드론을 발사했으나 러시아군 방공망이 모든 드론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드론들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사됐으며 추락한 드론 파편으로 인한 사상자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의 협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 보복 공격 대상과 공격 일시를 정했다고 언급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관저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메신저 앱을 통해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고 일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 글에서 “러시아 주장은 우크라이나 추가 공격을 위한 구실과 허위 명분을 만들고 평화 과정을 훼손·방해하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공격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 위협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관저 드론 공격 시도를 들었다면서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매우 민감한 시기다.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그들(러시아)이 공격적이었으니 공격적이었지만 관저를 공격한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거리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언급하며 공격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몇 개의 매우 까다로운 쟁점이 있지만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